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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04는 1961년에 제작된 미국 전투기로 별명은 '스타파이터(Starfighter)'입니다. 세계 최초의 실용 마하 2급 전투기지만 그것보다 비전투 손실로 훨씬 악명 높아 과부 제조기, 또는 날으는 관짝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F-104는 센츄리 시리즈를 만들던 당시에 '값싸고 빠른' 제트 요격기를 추구하여 나온 전투기지만 미국 공군에서는 F-102와 F-106를 주력 요격기로 사용하였기에 180여대만 도입, 미군 역사상 가장 적게 도입한 유인 전투기입니다. 

이렇게 미 본토에선 거의 쓰이지 않았지만 타 기종에 비해 값이 싸고 무장도 탁월했기에 독일을 비롯하여 주요 동맹국에 해외판매되었고 덕분에 생산량은 무려 2,575기나 되었습니다. 스컹크 웍스팀이 개발을 맡았는데 당시에는 오로지 고속성능과 상승력을 극단적으로 추구한 까닭에 X-3를 운용하며 얻은 데이터에 따라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주익까지 극단적으로 줄여버렸습니다.

일단 이론적으로는 항공기의 날개는 실제 항공기의 날개면적 보다 작아도 비행에 필요한 양력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는 없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경우고 가로로 큰 면적을 차지하는 주익은 롤 안정성과 요안정성에도 상당부분 영향을 끼치고 비행시 이러저러한 문제 때문에 필요한 양력이 크게 증가하거나 반대로 주익의 양력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F-104의 경우 주익면적의 여유는 매우 빡빡하게 설계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에선 비행 안전성이 상당히 낮아져 걸핏하면 실속에 빠져 과부제조기로 불리웁니다. 그 일화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레이더와 미사일을 장비 가능한 초음속 전투기치고는 가격이 적당한', 그래서 조종과 정비만 잘하면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처럼 보였고 그래서 일본, 네덜란드, 서독, 이탈리아 등 여러 서방국가에도 대량으로 수출되어서, 총 14개국에 2,580대가 팔렸습니다. 이 중 서독은 915대의 F-104를 도입하였는데 무려 270대에 달하는 F-104가 추락했습니다. 이런 어마어마한 사고율에도 불구하고 독일 공군은 F-104를 꽤 좋아했는데 기존 전투기는 12.7mm를 쓰는데 F-104는 20mm 그것도 발칸을 쓰며 속도도 빠르고 의외로 무장탑재력도 스펙상으로는 기존 전투기와 비교해도 괜찮았기 때문입니다.

F-84는 2t, F-86은 2.4t F-104는 1.8t 게다가 F-86은 파일럿의 무장탑재 제한이 있었고 따라서 서독은 F-104가 더 활용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순수 혈통의 요격기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최대 상승률 하나에 올인한 디자인의 기종이지만 미국은 이걸 전천후 성능을 가진 기종으로 선전했고 독일은 이를 믿고 915대나 도입한 것입니다. 독일군은 초 다용도로 F-104G(록히드에서 멀티롤 전투기이자 모든 기후에 대응하는 기종이라며 개발한 버전.록히드에서 생산됐고 이후 캐나다와 유럽 각국 회사들의 컨소시움에 의해 라이센스 생산.)를 운용했는데, 그 덕분에 장거리 요격, 전천후 공격, 방공, 대지공격, 심지어 핵공격이나 대함공격까지 염두에 두고 운용하였습니다. 오죽하면 독일에는 몇 m 간격으로 F-104가 주차 되어 있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 결과 총 270대의 기체와 100여명의 조종사를 사고로 잃어서, 사고로 인한 손실률이 30%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이런 비전투 손실은 독일군과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었는데 다른 나라들도 독일과 비슷하게 지상공격까지 투입하는 경우가 많아서 네덜란드가 43대(35.8%), 벨기에가 37%, 덴마크가 23.5%, 이탈리아의 경우 38% 그 중에서도 단연 압권은 235대의 CF-104 중 110대를 잃어서 비전투손실률 46%를 찍은 캐나다였습니다. 반대로 일본의 경우 230기를 도입하여 1962년~1986년 동안 공중충돌을 포함해서 단 3기만을 손실했을 뿐이며 역시 큰 문제 없이 운용했던 노르웨이나 단 한 대도 잃지 않은 스페인의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과부제조기로 명성을 날렸지만 억울한 기체라고 볼 수 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F-104가 추락한데는 고공 요격기로 설계된 녀석을 NATO 및 우방국의 주력 전투기로 판매/운용했던 것이 비극의 원인이었던 것입니다. 미국은 요격기를 요격기로만 사용 가능했지만 미국의 우방국들은 이들을 요격기로만 사용할 수 없었고 결국 전천후 다목적 전투기로 사용했고 그렇게 운용하다 보니 그야말로 재앙이 됐습니다. 실제로 엔진트러블 이슈가 심했던 F-104A를 운용한 미국을 제외하고 추락율이 높은 국가와 낮은국가를 비교하면 의외로 명쾌한 답이 나오는데 일본의 F-104J/DJ는 요격전용으로 폭격능력이 전혀 없었으며 F-104G와 CF-104는 지상공격능력이 부여된 멀티롤 모델입니다. 스페인의 경우도 F-104G를 도입했지만 요격용도로만 사용했습니다.

다른 예시는 이탈리아로 이탈리아의 경우 초기~70년대 까지 상당히 높은 손실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특히 초기 5년간엔 아직 80~90여기 밖에 수령을 못했는데 그 중 23기가 추락하기도 했는데 추락율이 80년대 즈음 하여 눈에 띄게 내려갔고 바로 80년대 초에 지상공격을 전문으로 맡는 파나비아 토네이도 100여기를 생산하였기 때문에 지상공격의 비율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이탈리아에서는 F-104가 지상공격을 분담하고 있었기 때문에 여전히 손실은 지속되었고 그에따른 손실율에 대한 언론사의 비판이 이어지긴 했지만 70년대 까지와 비교하면 극단적이라고 할 만큼 줄었습니다. 즉 기체의 불안정성이 있다고는 하다지만 극심한 손실의 진짜 원인은 그러한 기체를 지상공격임무를 부여한 실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가 많았던 기종이지만 비교적 오랜 기간 운용되었는데(이탈리아와 대만까지 포함하면 거의 40년), 워낙에 많이 도입을 해서 새로운 기종으로 교체할 경우 발생할 비용이 우선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며 결국 대체품이라고 할 만한 기종이 미국의 그 비싼 F-4였기 때문에 더 저렴한 F-16이 개발될때까지 울며 겨자먹기로 운용한 것입니다. 이렇게 안전 이슈로 운용국 입장에선 이런저런 문제시 될 만한 기종이지만 파키스탄에서는 인도군이 초음속 전투기인 MiG-21을 도입하자 이에 대항하기 위하여 긴급하게 도입하여 하이엔드 기종으로서 인도-파키스탄 전쟁에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1977년,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말루쿠 인들이 네덜란드에서 열차를 탈취하고 인질테러를 일으켰을 때, 진압작전 직전에 네덜란드 공군의 F-104 6기가 열차 위를 저공비행하여 굉음으로 테러범들을 혼란시키고 인질들을 바닥에 엎드리게 하였고 이 작전으로 인질범 9명 중 6명을 사살하고 3명을 생포하였고, 50여명의 인질 중 1명이 사망하였습니다. 미국은 한국 공군의 신기종 지원 요청을 받고 1960년대 초에 대한민국에 F-104를 지원하려 한 적이 있지만 이후 F-5A를 지원하는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한국측에서는 104를 원하였으나 판매가 아닌 원조였기에 결정권은 미국에 있었기에 미국의 의사대로 결정되었고 당시로서는 기대한 기종과 다른 기종이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잘된 일이라고 볼 수 있는것이 당시 미국에서 고려했던것은 G형이고 한국 공군도 독일처럼 다용도로 운용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므로 당연히 높은 손실을 기록했을 것입니다.

마지막 여담으로 2013년에는 F-104 기체 중 하나가 블러드 하운드 SSC같은 기록 경신용 초음속 차량으로 환생하여 땅 위를 비행했습니다.  초음속 자동차로 개조된 후의 이름은 F-104 노스 아메리칸 이글(North American Eagle). 최고시속 709km, 평균시속 632km를 기록했습니다. 1999년 에드 셰이들(Ed Shadle)이라는 엔지니어가 버려진 F-104 기체를 폐차장에서 사들여 주익을 제거하고 바퀴를 달고, 새 엔진을 달아 초음속 자동차로 개조했습니다. 이 차량으로 속도를 기록한 사람은 미국 TV 스타 제시 콤스(Jessi Combs)라는 여성이며 콤스는 F-104를 개조한 노스 아메리칸 이글 초음속 차량을 타고 최고속도 시속 709km, 평균시속 632km로 보네빌 소금 평야를 왕복하여, 현재까지 여성으로써 가장 빠른 속도를 낸 운전자로 기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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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ㅋㅋㅋ 2017.04.29 21:31 신고

    날으는 관짝ㅋㅋㅋㅋㅋ

  2. 날강도 2017.04.30 16:53 신고

    서독의 공군참모총장(2차대전 당시의 독일군 에이스)이 도입을 반대했다가 좌천(강제예편)당했고
    뱅기 추락사고가 하도 많아서 아예 영화로 제작된 적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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