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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군축회담과 더불어 1930년 4월 22일에 체결된 런던 해군 군축 조약은 일본에게 순양함 이상의 주력함뿐만 아니라 보조 함정의 보유까지 크게 제한을 가합니다. 당시 일본은 이런 조약을 잘 지켰는데, 이유는 러일전쟁 당시 발행한 국채의 상환시기가 앞이라 채무국인 일본은 채권국인 당시 열강의 말을 따라야만 했습니다. 러일전쟁 당시 일본이 발행한 차관을 포함한 외채가 총 1억 3000만 파운드(약 13억 엔/당시 일본의 연간 조세수입이 2억 6천만 엔)였는데 러일전쟁 총 비용이 18억 2,629만 엔이었으니 전비의 65%가 외채인 순전한 빚 전쟁이었습니다.

▲잠수 모함 츠루기자키와

이후 항모 쇼호로 개장한 모습


이에 따라 일본해군은 또 다시 고민을 하게 되는데, 당시 조약의 제한이 없었던 10,000톤 이하의 보조함선에 주목하고, 일단 잠수함 모함이나 급유선으로 먼저 건조하고 전시가 되면 언제든지 항공모함으로 빠르게 개조 할 수 있도록 애초부터 설계, 건조하도록 계획합니다. 이런 일본 해군 아이디어의 결과로 잠수함 모함 타이게이(大鯨), 고속 급유함 츠루기자키(剣埼 이후 잠수함 모함으로 변경되었다가 다시 항모 쇼호(祥鳳)로 개장), 다카사키(高崎 이후 항모 즈이호(瑞鳳)로 개장)의 3척이 요코스카 해군 공창에서 건조에 들어갑니다. 이렇게 계획된 타이게이는 당연히 대외적으로는 기존의 노후화된 잠수모함을 대체하고 주력 잠수함인 1급(伊형) 잠수함에 대응하기 위해 건조하는 1만톤급 잠수함 모함이라고 발표되었으며 타이게이급 함체를 기준으로 급유기능을 확충하여 츠루기자키급 고속급유함을 건조한다고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1만 4천톤급의 모함이였습니다.

▲ 타이게이가 건조에 들어간

일본 해군 요코스카 해군 공창 (1923년)


잠수 모함 타이게이는 요코스카 해군 공창에서 1933년 4월 12일, 기공되었고 이 당시 일본은 그 애매모호한 기술력에 어울리지 않게 욕심을 부리게 되는데, 선체 전체를 전기 용접으로 준공한다는, 세계 최초의 시도를 이 함정에 적용합니다. 그때까지 일본 함정에서 용접이 적용되던 공정이란 가로 격벽 및 상부 구조와 같은, 선체의 수직 강도 계산에 관계없는 부분에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최초 시도에는 여러가지 시행착오가 생기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고 아니나 다를까 용골에 굴곡이 오고 선체 전면에 걸쳐 심각한 뒤틀림 현상이 발생 하여 낮에 열에 데워진 강판이 밤이 되면 온도가 떨어져 뒤틀리며 삐걱거리는 소리가 크게 났다는 당시 조선소 관계자의 기록이 있을 정도로 심각해집니다.

세계 최초로 함 전체에 용접기술을 도입하여 건조한 함선은 당연히 건조속도에 있어 다른 함선과는 비교도 안되는 속도를 가지므로 당시 일본 해군은 기공 7개월 만에 진수한다라는, 망상 가득한 건조 일정을 그대로 일왕 히로히토에게 보고합니다. “세계최초 전기용접으로 획기적으로 공기가 단축된 함선“의 진수라는 얘기에 일왕의 관심이 지대해지고 이에 따라 이젠 일정 변경도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게 된 일본해군은 문제 투성이인 타이게이의 선체 중간을 절단한 다음, 다시 리벳으로 이어 붙여 일단 겉보기로는 멀쩡하게 임시로 만들어 놓으며 예정대로 1933년 11월 16일에 진수식을 거행합니다.

▲타이게이 진수식과 기념 스탬프


전기용접으로 항모를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일본 해군은 진수식이 끝나자마자 다시 선체를 절단하였고 리벳으로 접합하는 대공사에 착수하였습니다. 4개월 후인 1934년 3월 31일, 함은 여전히 도크에 있는데도 예정대로 준공이 발표되었고 곧바로 예비함으로 분류하고는 공사를 계속해서 진행합니다. 하지만 타이게이의 문제는 이러한 선체 보강 공사 중에도 끊이질 않아서 이번엔 최초로 도입한 디젤엔진에서도 말썽이 생겨 함의 출력이 예상보다 50%도 나오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고, 이 문제에 매달려 수습하던 도중에 다시 전기용접 부위 선체에 대규모 균열까지 발생, 또다시 선체의 강도 강화를 위한 대규모 개조 작업에 들어갑니다.

▲어렵게 완성한 잠수모함 타이게이 (1938년)


이렇게 잠수모함 타이게이는 진수식은 1934년에 했지만 완성은 무려 기공 후 5년이나 지난 1938년에야 이루어졌으며 이 해 9월, 취역과 동시에 제 1잠수 전대 기함으로 함대에 편입 하지만 겨우 취역한 타이게이의 잠수 모함으로써의 활동은 달랑 2년에 지나지 않았으며, 그것도 남중국해에 두번 정도 출항으로 활동은 종지부를 찍었고, 1941년 12월 8일, 태평양 전쟁이 발발하자 일본 해군은 원래의 계획대로 타이게이의 항모 개장을 결정합니다.

요코스카에서 항모 류호(龍鳳)

개장작업에 들어간 타이게이


이렇게 항모 개장이 결정된 타이게이는 함명을 류호(龍鳳)로 바꾸고 1941년 12월 20일부터 요코스카 해군 공창에서 개장 공사에 착수하게 됩니다. 본래부터 항모 개장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던 함인지라 개조기간은 약 3개월로 예상됐지만 처음부터 애를 먹이던 디젤 엔진을 가게로급 구축함에 도입되었던 터빈 엔진으로 교체하려고 했던 것이 역시 또 애를 먹이며 예상했던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이걸 해결하느라 시간이 흘렀고 엔진문제를 거의 해결할 즈음인 1942년 4월 18일, 이번에는 진주만의 복수를 외치며 일본 본토에 들이닥친 공습대의 B-25 폭격기가 떨군 폭탄 한발을 맞습니다.

▲공습당시 요코스카와 류호의 피해상황


이때 피해 복구에만 다시 4개월이 소요되면서 3개월 걸린다던 항모 개장공사는 1년 가까이 걸리게 되어 1942년 11월 28일에 가서야 함재기 31기를 수용할 수 있는 경항모로 개조가 완료됩니다. 이렇게 개조된 경항모 류호 불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아서 개장이 완료된 즉시 3함대에 편입된 류호는 남방전선에 육군의 99식 폭격기를 수송하는 작전에 투입, 기체들을 적재하고 1942년 12월 11일, 요코스카를 출항하였고 트럭기지를 향해 항로를 잡은 류호는 요코스카를 출항한지 하루만인 12월 12일, 하치조 섬 남방 160 해리에서 초계 중이던 미 잠수함 드럼(USS Drum SS-228)이 발사한 어뢰 한발을 우현 옆구리에 맞고 다시 하루만에 요코스카로 회황합니다. 다시 요코스카에서 수리에 들어간 항모 류호는 수리를 마친 1943년 6월, 다시 전선에 복귀하지만 이때는 이미 일본 해군이 산호해, 미드웨이, 과달카날을 거치며 항공 전력의 대부분을 밀린 상태였고 딱히 전투가 없어 항모로써는 어울리지 않는 정찰작전을 수행하는 처지에 놓입니다.

이후 항공 전력이 전무한 일본 해군 내에서 항모는 당연히 할 일이 없었으므로 일본 근해에서 정찰 및 훈련을 하다가 44년 말, 로켓 오카를 운반하고 돌아오던 중 미군 뇌격기의 공격을 받았고 큰 피해 없이 귀환 했으나 연료가 떨어져 아무 일도 못하게 된 류호는 1945년 3월 구레 군항에 주둔하고 있다가 미군기의 공격으로 폭탄 3발과 로켓탄 2발을 맞고 작전불가 판정을 받게 됩니다. 류호에게 들인 시간과 돈을 생각했을 때 아까웠던 일본 해군은 그 자리에서 방공포대로 개조되어 운용되다가 종전이후 1946년 4월 2일 스크랩 처리합니다.

항모 류호는 일본 해군이 미드웨이, 과달카날 등지에서 항모가 다 파괴되자 부랴부랴 만든 경항모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실제로는 아카기, 카가 등과 거의 동시기에 건조 계획된 항모였습니다. 하지만 세계 최초로 전기용접을 시도하고 디확인이 되지도 않은 디젤엔진 등을 삽입하며 각종 문제가 발생한, 건조 기간을 합쳐 총 11년이 넘는 함 운용 기간 동안 전투함 고유의 임무를 수행한 적은 한번 뿐인 불운을 넘은 비운의 항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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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4.27 16:27 신고

    이런시기에 조선은 소타고 다니는풍경 갓쓰고. 군대는 거의 없고 무기도 원시적. 일본이 보면 거의 지금의 아프리카수준이었을듯

    • 쟈스 2017.04.29 02:57 신고

      게다가 아직도 전작권도 없는 민족반역자들 배나
      불려주는 방산비리 군대가 있는~♡

  2. 이성민 2017.04.30 10:04 신고

    일본이란 참대단한나라다... 저당시 우리나라는 마차끌고 다닐시기에 항모만들려고했으니...

  3. ㅋㅋㅋㅋ 2017.05.06 08:27 신고

    다른 말로 표현하면 개전 전에 건조되어 마지막 까지 살아남은 유일한 항모. 살아남은 놈이 강한것이란 말에 따르면 가장 강한 항모

  4. ㅋㅋ 2017.09.28 08:26 신고

    당시 조선 운운하며 부들거리는 일뽕ㅅㄲ는
    꼭 이런글에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