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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군사력과 군사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미국도 아직까지도 레이저를 사용한 무기체계 개발에 있어서 상용화 단계를 거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1900년대 초에 개발된 소련의 1급 군사 기밀 레이저 탱크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필사적인 군비경쟁을 벌이며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던 동서 냉전이 점차 격화되어 1970년대에 접어들자, 소련은 경제력에서 도저히 미국의 상대가 되지 않아 더 이상 질적인 면에서 전력 차이를 좁히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에 소련 군부는 미국이 가지고 있지 않은 새로운 개념의 신병기를 만들어 일종의 비대칭 전력을 갖춰 벌어진 군사력의 차이를 단숨에 좁히려고 애쓰게 됩니다.


그 결과 탄생한 기상천외한 병기들은 지금에 와서는 이해하기 어렵거나 비웃음의 대상이 되기 일쑤지만, 극히 드문 몇몇 무기들은 오늘날 그 가치를 재조명 받는 것도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의 주인공! 소련이 1970년대 중반부터 극비로 개발하던 레이저 자주포 1K 17 Szhatie가 그 좋은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무기는 기갑차량이며 Msta-S(2С19 Мста-С) 152mm 자주포의 차체 위에 상자형 포탑에 장착된 레이저 조사기를 결합한 것이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여러개의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는 '다련장 로켓포'를 닮았습니다.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확연히 다른 무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여러개의 포문 안에는 분홍빛이 나는 물질이 들어있는데, 이것은 루비 크리스탈과 크세논 플래시 램프라는 것으로 레이저를 발생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것들입니다. 이것이 작동하게 되면 레이저가 발사되는데 이 레이저는 전방의 적 전투기, 탱크를 조종하는 인원들의 시력을 잃게 만들어 무기들을 무력화 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공격을 하게 됩니다.


1980년대까지 꾸준히 개발되었던 스챠티는 소련으로서는 서방 측의 유도무기나 전자 장비들을 일거에 못쓰게 만들 수 있는 회심의 비밀병기였던 탓에, 극비에 부쳐져 엄중한 보안 조치가 취해지며 철의 장막 깊숙이 가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80년대에 첩보 활동을 통해 이 신무기에 관한 정보를 입수했는데, 소련 국방부에서 근무하던 고위 장교를 망명시켜 보호하면서 사진 몇 장을 손에 넣고 대략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서방 정보국은 이 신무기를 "스틸레토(단검)"라는 코드네임으로 부르며 세부 정보를 더 빼내려 혈안이 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러시아인들이 만든 광학병기는 전차와 항공기 모두 교전해 파괴할 수 있는 레이저포로 알려졌던 탓입니다. 물론 그 무렵 미국도 레이저 병기를 연구하고는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개념 연구와 기초적인 실험을 하던 단계여서 스틸레토가 가졌다고 알려진 위력에는 근처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신무기는 개발 작업 자체가 부진하게나마 유지되다가 소련이 붕괴하면서 실용화가 포기되었습니다.


▲쉴카 차체를 이용해 23mm 포를

 제거하고 거기에 레이저를 올린 모습


소련은 스챠티말고도 ZSU-23-4 대공자주포의 섀시에 레이저 조사기를 탑재한 "샹빈"을 포함한 광학무기를 응용한 기갑차량을 몇 가지 더 만들고 있었지만 마찬가지로 스챠티가 폐기될 때 모두 버려졌습니다. 1K 17 전차는 우랄 트란스마쉬 공장에서 2대의 시제 차량이 만들어졌는데, 1대는 스크랩되고 나머지 하나는 부품을 탈거해 육군 기술 박물관에 보관되었습니다.


스챠티에서 소위 포탑이라 부를만한 레이저 조사기는 적 전차를 녹이는 것이 아니라 장비를 망가뜨리고 유도를 방해하는 것이 주목적이었습니다. 보조적으로, 노출된 인원의 시력을 빼앗거나 경우에 따라 가벼운 화상을 입혀 전투력을 잃게 만드는 효과도 기대되기는 했습니다. 이를 위해 당시로서는 꽤 고출력의 레이저 빔을 사용하는데, 다연장 포탑처럼 11문이 다발로 묶인 레이저 조사기 하나마다 매우 비싼 30 kg짜리 거대한 인조 루비가 필요했습니다.

큼지막한 루비 실린더에 제논 램프의 빛을 집중하여 왕복시켜 증폭한 다음, 광선의 촛점을 모으기 위해 은으로 코팅된 나선형 구조 끝에 발진기를 배치했습니다. 레이저 광선을 발진시키는 전력은 차량 쪽에 설치된 대용량 APU 발전기와 큼지막한 포탑 내부에 실린 보조 배터리에 의해 충당되었습니다.

예상하신대로 이 무기는 실용화될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천연 루비로는 필요한 크기를 구할 수가 없었고, 알루미늄을 이용해 그렇게 큰 단일 결정을 만들어 깎고 연마해 발진 크리스탈로 다듬어내는 작업에는 굉장한 비용이 필요했습니다. 30 kg은 고사하고 3,000 캐럿 크기의 인조 루비라 하더라도 그 가격은 현재 시세로 1억원을 호가합니다. 그런데 스차티 레이저 자주포에 들어간 발진 크리스탈은 캐럿으로 환산해보면 대략 15만 캐럿에 달합니다. 이는 아마도 인류 역사상 최대 크기의 인조 보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차량 하나 당 이런 값비싼 합성 보석이 11개나 필요했던 것입니다.

이 최첨단 기술개발을 통해 개발자인 니콜라이 표도로비치 우스티노프는 '레닌상' 을 수상할 정도로 소련 내에서도 기대를 많이 했지만 전력낭비와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 전장에서의 비활용성을 이유로 양산도 해보지 못하고 중단될 수 밖에 없었고 이 레이저 탱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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